구글(GOOGL)이 최근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면서 미국 빅테크 내 구조조정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비용 효율화를 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이번 주 전사 차원에서 미국 내 직원들에게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요 테크 기업들의 인력 감축 기조가 여전히 유효하며, AI 시장 주도권 경쟁 속에서 인건비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시화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챌린저, 그레이앤크리스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미국 테크 업계에서 단행된 감원 규모는 약 7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이상 늘었다. 이는 테크 업계 전반에 걸친 긴축 경영 기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 지난 두 달 사이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전 세계 직원의 3%에 해당하는 약 7,000명을 감축할 계획을 밝혔고, 아마존(AMZN) 또한 디바이스 및 서비스 부문에서 100명 이상을 정리했다. 인텔(INTC)도 올해 전체 인력의 20%를 줄일 계획을 세우는 등 기업 전반에 걸쳐 인사 구조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최근 수십조 원에 달하는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밝히며 비용 조정 압박을 함께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만 약 800억 달러(약 115조 2,000억 원)의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매년 1만 명 이상 인력을 충원하거나 감축할 여지를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DA 데이비슨의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는 “AI 고도화에 따라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과거만큼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될 수 있다”며, “기술 진보가 인력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는 구글이나 알파벳 같은 기업들이 성장 전략을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핵심조건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시대를 맞아 기술 기업들의 리소스 재배분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비용 구조를 대폭 수정하면서도 성장 엔진을 꺼뜨리지 않으려는 이중 전략 속에, 빅테크의 조직 재편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