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스타트업 릴렛(Rillet)이 12주 전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단기간에 추가 자금을 확보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릴렛은 최근 안드리센 호로위츠와 아이코닉 캐피털이 공동 주도한 시리즈 B 라운드를 통해 7,000만 달러(약 1,008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3개월 전 세쿼이아 캐피탈 주도로 확보한 2,500만 달러(약 360억 원) 시리즈 A 이후 두 번째 주요 펀딩으로, 릴렛의 지난 1년 간 누적 투자 유치액은 1억 850만 달러(약 1,563억 원)를 넘어섰다.
회사의 공식 밸류에이션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로이터는 이번 라운드를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릴렛의 기업가치가 약 5억 달러(약 7,20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릴렛은 니콜라스 코프(Nicolas Kopp) CEO가 공동창업한 기업으로, 그가 이전에 독일 모바일 은행 N26의 미국 지사를 이끌었다는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이미 핀테크 신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릴렛은 기업 CFO와 회계팀을 위해 설계된 AI 기반 ERP 시스템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ERP의 복잡성과 수동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회사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발생주의 회계, 은행 정산, 매출 인식, 투자자 보고 등 핵심 회계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릴렛의 서비스는 200개 이상의 고성장 기업이 사용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로는 포스트스크립트(Postscript), 핀치(Finch), 롤럴(Laurel), 랭 AI(Lang AI), 윈드서프(Windsurf) 등이 있다.
니콜라스 코프 CEO는 이번 투자가 계획보다 앞서 진행됐으며, 시리즈 A 이후 불과 12주 만에 매출이 두 배 성장한 점이 주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시기의 적절성을 고려해 투자를 서둘렀다”며 “이번 자금은 기술 고도화 및 성장 가속화를 위한 연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라운드를 주도한 투자사들의 관심 역시 비상하다.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알렉스 램펠(Alex Rampell)과 아이코닉 캐피털의 세스 피에르퐁(Seth Pierrepont)은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릴렛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피에르퐁은 “릴렛은 단지 회계 소프트웨어를 현대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무팀이 기술을 통해 더 민첩하고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릴렛은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고, 금융 데이터 및 툴 생태계와의 통합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는 궁극적으로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사람의 전문성이 협업하는 새로운 재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던 재무 처리 과정을 AI가 대체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은 물론, 전략적 의사결정 역량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