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들이 구글 본사가 마련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진출 발판 마련에 나섰다. 구글은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는 ‘이머전 트립(Immersion Trip)’을 13일(현지시간)부터 열고, 미국 시장 공략 전략과 자금 조달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구글이 2019년부터 운영해온 한국 스타트업 지원 모델 ‘창구’의 일환으로, 2023년부터는 해외 현장 연수 형식인 ‘이머전 트립’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진행됐던 이 연수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에서 열렸다. 현지 연수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직접 미국 시장을 체험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날 구글 본사 강연장에는 설립 7년 미만의 국내 앱·게임 스타트업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들이 자리했다. 재활 치료용 모바일 게임 '잼잼400'을 개발한 잼잼테라퓨틱스, 인공지능 기반 수면 솔루션 앱 '나이틀리'를 운영하는 무니스, AI를 활용한 홈 구강 검진 앱을 개발한 아이클로 등 15개 기업이 이번 프로그램에 선발돼 참가했다.
강연자로 나선 구글 미국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총괄 맷 라이더나우는 미국 벤처캐피탈(VC)들의 투자 기준과 미국 현지 법인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신뢰와 접근성을 확보하려면 실질적인 현지 기반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실리콘밸리 외에도 뉴욕, 시카고, 오스틴, 콜로라도 볼더 등 다양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펀딩 여정에서 거절을 마주하더라도, 그 자체가 성장의 일부라고 창업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며, 미국 앱·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입주 기업들과의 교류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의 마케팅 전략과 수익화 방안을 심도 있게 다루는 세션도 마련되어 있다. 참가자들은 투자자와의 실질적인 접점을 통해 자금 유치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은 한국 스타트업들의 미국 진출 가속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이라는 주된 타깃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지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창구’ 프로그램이 더 많은 해외 거점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도 점차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