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한국 기술이 포함된 차세대 방송표준을 공식 채택하면서, 국내 방송 기술의 해외 진출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특히 남미 최대 방송시장인 브라질이 기존 일본식 방송기술을 버리고 한국이 주도한 기술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과 시장 파급력이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8월 29일, 브라질 당국이 차세대 방송표준으로 ATSC 3.0 기술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미국 지상파방송 표준기구 ATSC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공동 제안한 것으로, 한국 기업들이 다수의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첨단 방송기술이다.
ATSC 3.0은 고화질(UHD) 방송은 물론, 다채널 송출, 이동 중 수신이 가능한 차세대 방송 기술로 이미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상용화가 시작됐다. 특히 이번에 채택된 기술에는 ETRI가 개발한 다중 안테나 송수신 기술(MIMO)과, 전력 차등 송출로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하는 LDM 기술이 포함된 것이 핵심으로, 기술적 완성도와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라질은 지상파 방송이 전체 채널 수신의 약 73%를 차지하며,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 인접 국가에까지 영향력을 가진 남미 미디어 허브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06년 디지털 방송 도입 당시 일본식 ISDB-T 방식을 채택하면서 한국 기업은 사실상 진출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 전환은 브라질이 기존 일본 주도 기술에서 탈피해, 한국이 참여한 기술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에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방송·통신 연계 서비스 등 신시장 개척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브라질을 시작으로 다른 남미 국가에서의 기술 확산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부품·단말기·콘텐츠 분야 수출 확대 효과도 점쳐지고 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과 민간 기업의 협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사업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주변국이 브라질 선택을 따를 가능성도 있어, 한국의 방송 기술이 중남미 방송표준 지형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