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독일 위성통신사 미디어 브로드캐스팅 새틀라이트(MBS)와 580만 달러 규모의 다중 발사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상업 발사시장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노스페이스는 2025년 9월 19일, 자사의 '한빛' 발사체 2기를 통해 2026년부터 3년간 MBS의 위성을 두 차례에 걸쳐 지구 저궤도에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중 발사 계약이란 하나의 발사체에 여러 개 위성을 탑재하거나, 단일 고객과의 반복 발사 계약을 의미한다. 이번 계약은 한국 우주기술이 유럽 상용 위성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의미 있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양사 간 협력은 단순한 발사 서비스 계약을 넘어, 향후 사업 전개를 위한 독점적 유통 제휴로 이어졌다. 이날 이노스페이스는 MBS를 자사의 유럽 내 발사 서비스 및 영업 마케팅 활동을 전담하는 공식 독점 대리점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MBS는 독일 내 위성 수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산 발사체 기반 발사 서비스를 공급하게 된다. 특히 '한빛' 발사체는 민간용 소형 위성 수송을 주요 목적으로 개발된 이노스페이스의 핵심 기술이자, 이번 유럽 진출의 주력 제품이다.
MBS의 스벤 쥔베르크 대표는 이번 협력에 대해 “이노스페이스의 한빛 발사체는 유럽 지역에서 중요시하는 유연성과 신뢰성을 갖췄으며, 독립적인 위성 운용 역량까지 제공할 수 있다”며 “정부와 국방 분야 고객을 포함한 광범위한 수요층을 공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계약이 자사 서비스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노스페이스 김수종 대표는 독일이 유럽 내 우주개발 수요가 높은 핵심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계약은 단순한 기술 수출 그 이상으로, 독일 현지 고객 네트워크와 유럽 시장 내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회사는 MBS를 발판으로 삼아 유럽 전역에서 신규 고객 확보를 가속화하고, 장기적으로 우주 발사업체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이번 계약은 세계 우주시장이 국가 중심에서 민간 주도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이 유럽의 상업용 위성 발사 네트워크에 본격 진입하는 전환점으로 해석된다. 우주 산업은 아시아, 유럽, 북미 간의 첨단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분야로, 이노스페이스의 사례는 국내 민간 우주기업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이 같은 협력관계가 중장기적 파트너십으로 확대되며 유럽 내 후속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