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가 자사의 보안관제 플랫폼 ‘시큐디움’을 인공지능 기반의 차세대 탐지·대응 체계로 고도화하면서 국내 사이버보안 시장의 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2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시큐디움의 이번 업그레이드는 ‘MXDR’로 불리는 확장 탐지·대응 체계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MXDR은 과거 네트워크 또는 서버 중심의 전통적인 보안관제체계(MSS)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엔드포인트(사용자 단말기)까지 관리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인공지능을 결합해 비정상적인 행위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완료된 1단계 고도화 작업에는 80억 원이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는 보안 시스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로그 처리 엔진’이 전면 교체됐다. 로그(log)는 IT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각종 기록으로, 이를 어떻게 수집·분석하느냐에 따라 위협 탐지의 정확도가 달라진다. SK쉴더스는 이러한 기반 작업을 통해 향후 보안관제 역량을 강화할 토대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내년까지 진행될 2단계 고도화에는 추가로 120억 원이 투입된다. 이 단계에서는 인공지능 기술과 통합 보안 분석 체계를 활용해 실시간 탐지는 물론, 잠재적 위협을 사전 예측하는 기능까지 확보하겠다는 게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보안 지점(네트워크, 서버, 단말기 등)에서 수집된 데이터들을 포괄적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교화한다.

SK쉴더스는 이 같은 기술 고도화가 점점 지능화되는 사이버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강조한다. 김병무 보안관제 부문장은 "해킹 기법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기존의 방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업계 최대 수준의 투자를 통해 위협 대응 체계를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SK쉴더스의 이번 행보가 국내 보안관제 산업 전반의 기술 발전을 견인하면서, 유사 서비스를 준비 중인 타 기업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위협 탐지 기술은 향후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