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업체 8×8가 복잡한 설정 없이 ‘말로’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플랫폼을 공개했다. 그동안 노코드·로우코드 AI가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술 인력과 복잡한 연동 작업을 요구했다면, 이번에는 음성 자체를 인터페이스로 삼아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8×8은 이번 주 열린 채널 파트너스 콘퍼런스에서 ‘8×8 AI 스튜디오’를 발표했다. 이 도구는 사용자가 버튼을 눌러 흐름도를 짜는 대신, 자연어로 에이전트의 역할과 성격을 설명하면 대화형 AI를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쉽게 말해 ‘대화형 에이전트가 대화형 에이전트를 만드는’ 구조다.
플랫폼 위에 얹는 AI가 아니라, 인프라에 심은 AI
이번 발표의 핵심은 AI가 기존 시스템 ‘위에 붙는’ 별도 계층이 아니라, 8×8의 통신 인프라 안에 직접 내장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AI 도입 후 전화 시스템, 라우팅, 고객 데이터와 연동하는 데 수개월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8×8은 자사 플랫폼 내부에서 이를 처리해 별도 벤더 계약이나 추가 인프라 구축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헌터 미들턴 8×8 최고제품책임자(CPO)는 “8×8 AI 스튜디오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에 얹은 AI 레이어가 아니라, 인프라 자체에 내장된 AI”라며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실시간 음성 데이터, 네트워크 텔레메트리, 전체 상호작용 맥락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구조는 특히 음성 채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음성은 죽었다’는 말이 반복됐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전화 상담과 음성 응대가 여전히 핵심 채널로 남아 있었다. 여기에 AI가 결합되면서 음성 대화도 데이터로 분석·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JIRA·세일즈포스 연동도 자연어로 처리
8×8의 시연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단순히 에이전트가 작동했다는 사실보다, 생성 과정 자체가 훨씬 쉬워졌다는 데 있다. 사용자는 영어로 “스코틀랜드 억양으로 말하고, JIRA 티켓도 등록하는 안내 도우미를 만들고 싶다”는 식으로 설명하면 된다. 별도의 로직 트리나 복잡한 플로 차트를 짤 필요가 없다.
이후 ‘8×8 빌더’가 에이전트를 생성하고, JIRA나 세일즈포스 같은 외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연동한 뒤 전화번호까지 부여한다. 회사 측은 이 전 과정을 수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로우코드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접근으로 읽힌다. 기존 로우코드가 비교적 쉬운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더라도 실제로는 여전히 기술 이해가 필요했다면, 자연어 인터페이스는 현업 담당자가 직접 AI를 훈련시킬 수 있게 만든다. 결국 도메인 지식이 많은 실무자가 에이전트 설계에 바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중견기업에 특히 유용… 도입 장벽도 낮췄다
8×8이 주력하는 중견기업 시장에서는 이런 방식이 특히 효과적일 수 있다. 이들 기업은 대개 IT 관리자가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고, 고객지원 책임자 역시 수십 개의 시스템 연동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AI 도입 프로젝트를 따로 꾸릴 여력이 부족한 곳이 많다.
초기 활용 사례도 단순 ‘FAQ 봇’을 넘어서는 모습이다. 8×8에 따르면 고객들은 예약 확인과 서비스 요청 후속 연락 같은 ‘사전 대응’, 영업 리드 선별 후 세일즈포스로 넘기는 ‘세일즈 자격 심사’, 임직원 헬프데스크의 1차 분류, 개인 단위의 통화 선별이나 야간 대응 자동화 등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있다.
가격 정책도 눈에 띈다. AI 스튜디오 접근 자체에는 추가 라이선스 비용이 없고, 고객은 무료로 구축·테스트한 뒤 실제 운영 환경에 배포할 때만 ‘크레딧’ 방식으로 비용을 낸다. 기업 입장에서는 예산 승인과 조달 절차 때문에 AI 도입이 늦어지는 ‘구매 장벽’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거대 업체 틈새 노리는 8×8의 승부수
8×8은 시장을 지배하는 대형 사업자와 비교하면 작은 업체에 속한다. 다만 이번 AI 전환 국면에서는 오히려 이런 규모가 기민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대형 업체들이 오래된 백엔드 시스템에 AI를 덧붙이는 문제를 고민하는 사이, 8×8은 퓨즈(Fuze) 인수 이후 수년간 플랫폼 재구축을 진행해 왔다.
또 다른 차별점은 유연성이다. 8×8은 같은 인터페이스 안에서 오픈AI, 제미니, 클로드 등 여러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해 기업 IT 부서가 우려하는 ‘벤더 종속’ 문제를 완화했다. 특정 AI 모델 하나에 묶이지 않는 구조는 향후 비용과 성능, 규제 변화에 대응하는 데 유리하다.
브루노 베르티니 8×8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브리핑에서 “AI는 우리에게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 기회를 주고 있다”며 “오래된 것을 억지로 덧붙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 깨끗한 제품으로 시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의 가치가 단순 통신 기능보다 ‘추론 계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8×8의 전략은 분명한 방향성을 갖는다. 커뮤니케이션 기능 자체는 점점 표준화되고 있지만, 그 위에서 어떤 판단과 자동화를 구현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8×8이 전문 개발자 없이도 ‘에이전트형 워크플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객에게 설득한다면, 기업 업무 흐름 깊숙이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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