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지원이 공공조달과 실전 훈련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무대 시연보다 공장·물류·점검 현장에서 데이터를 쌓고 실제 작업 능력을 검증하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가 옮겨지는 흐름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와 국무원 국자위(SASAC)는 6월 공동 통지에서 '2026년도 인형 로봇과 체화지능 실경 실훈 특별행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각 성급 지역은 20개 이상, 중앙기업은 10개 이상 현장 시나리오를 고르고, 2026년 말까지 100개 이상 고부가 응용 시나리오와 만대급 배치 능력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문서에 담겼다.
로이터는 공개 입찰 자료를 집계해 2026년 상반기 중국 국가·지방·시정부가 휴머노이드와 관련 장비에 최소 2억3000만 달러(약 3169억원)를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조달액은 2025년 상반기 6200만 달러(약 854억원), 2024년 상반기 600만 달러(약 83억원)였다.
이번 지원은 단순 보조금보다 넓은 구조다. 공공조달, 국유기업 발주, 시범사업, 훈련 인프라가 함께 움직인다. MIIT·SASAC 통지는 생산 제조, 검사 분석, 수리 정비, 창고 물류, 의료·요양, 안전 생산, 응급 구조 등을 실훈 대상 분야로 적었다.
체화지능은 AI가 로봇 몸체를 통해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움직이며 작업하는 기술을 뜻한다. 언어 모델이 디지털 데이터 위에서 학습하는 것과 달리 로봇 AI는 센서, 관절, 손, 균형, 주변 환경 변화가 모두 맞물린다. 실제 현장 데이터가 부족하면 실험실에서 되는 동작도 공장이나 물류창고에서는 흔들릴 수 있다.
국유 인프라 기업도 초기 수요를 만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국가전망공사(State Grid)가 4월 AI 기반 휴머노이드, 양팔 로봇, 로봇개 조달에 68억 위안, 약 10억 달러(약 1조3780억원)를 쓰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상 업무는 전력망 점검과 변전소 검사 등이다.
생산 목표도 커졌다. 간샤오빈(Gan Xiaobin) MIIT 과학기술국 부국장은 7월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관련 브리핑에서 올해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이 1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생산 능력과 정책 목표에 가까워 실제 상업 배치 규모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이 분야를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노동력 압박과 기술 경쟁이 함께 있다. 고령화로 제조·돌봄·물류 현장의 인력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체화지능과 로봇 부품, 센서, AI 칩, 현장 데이터 산업을 한 묶음으로 키우려는 산업정책의 성격이 강하다. 지금까지는 민간 반복 구매보다 공공 발주와 시범사업이 시장을 더 강하게 끌고 있다.
기술 격차는 여전하다. 메르카토르중국연구소(MERICS)는 2025년 중국이 휴머노이드 1만2800대를 생산해 전 세계의 약 9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 공장 안의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절반 수준 효율에 그치고, 손재주와 범용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도 남부 중국 훈련센터의 휴머노이드가 느리고 서투르며, 숙련된 훈련자도 하나의 유효 동작을 만드는 데 수십 번에서 수백 번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활용은 훈련센터, 연구실, 물류, 제조 현장의 제한적 작업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평가다.
시장 반응도 한쪽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상장 흥행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자금 쏠림을 보여줬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후 주가는 흔들렸다. 로이터는 유니트리 주가가 상장 직후 급등한 뒤 약 45% 하락하면서 거품 우려와 개인투자자 손실 논란이 커졌다고 전했다.
로이터 브레이킹뷰스는 유니트리 주가가 상장 뒤 30% 내렸고, 베이징에서 열린 로봇 경기 행사가 산업의 진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본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달리고 춤추는 장면으로 주목받지만, 반복 작업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은 별도로 검증돼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 로봇 기업의 자금 조달과 상장 기대는 이미 국내 독자에게도 익숙한 테마다. 본지는 앞서 중국 선전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홍콩 기업공개를 검토한다는 보도를 전한 바 있다. 다만 자금 조달과 상장 열기가 실제 현장 도입 속도를 그대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중국 증시 테마보다 AI 하드웨어 공급망 문제로 닿는다.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모터, 감속기, 센서, 배터리, 엣지 AI 반도체와 제어 소프트웨어가 함께 들어간다. 중국 내수 정책이 이 생태계를 키우면 로봇용 AI 칩과 부품 공급망 경쟁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정책이 민간 반복 구매로 이어질지는 아직 검증 단계다. 중국의 2026년 실훈 사업은 연말까지 100개 이상 고부가 응용 시나리오와 만대급 배치 능력을 목표로 삼고 있어, 다음 평가는 실제 현장 시나리오가 얼마나 반복 가능한 작업으로 굳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