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보먼(Michelle W. Bowman)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융감독 부의장이 은행권의 인공지능(AI) 활용을 금융포용 확대 수단으로 제시했다. 감독당국은 위험에 맞는 통제 기준을 세우되, 은행의 혁신 방식을 과도하게 미세관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연준은 보먼 부의장이 7월 14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3회 금융포용 콘퍼런스 ‘Next-Gen Financial Inclusion’에서 사전 녹화 연설을 했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해당 연설을 8월 3일 중앙은행 연설 자료로 다시 게재했다.
보먼 부의장은 “은행이 책임 있게 혁신하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은행·결제 시스템을 만들고, 비용을 낮추며, 금융소외 소비자와 기업을 위한 상품 접근성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포용을 넓히려면 은행권의 기술 도입을 막기보다 책임 있는 활용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규제기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연준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에 열린 규제환경을 만들고 감독 기대치를 명확히 할 수는 있지만, 개별 은행의 혁신 시점과 방식은 은행 경영진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먼 부의장은 감독당국의 임무가 “명확한 기대치를 세우고 투명하게 행동하며 개별 사업 결정을 미세관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AI는 이번 발언의 핵심 축으로 다뤄졌다. 보먼 부의장은 AI가 저소득층과 중간소득층, 은행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는 소비자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넓힐 수 있다고 봤다. 신용 이력이 없거나 부족하더라도 현금흐름으로 상환 능력을 보일 수 있는 소비자에게 대체 데이터와 AI가 신용공급 확대에 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개인 신용결정에 AI가 직접 영향을 주는 경우 법률·준법 부담은 더 커진다고 짚었다. AI 도입을 허용하되 활용 목적과 위험도에 맞춘 통제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앞서 본지는 보먼 부의장이 책임 있는 AI 활용을 금융포용 확대 방안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6월 10일 ‘책임 있는 AI 도입을 위한 사운드 프랙티스’ 협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FSB는 이 문서가 국제표준을 만들거나 특정 AI 기술 채택을 압박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금융기관의 조직 전반 거버넌스, AI 개발·배치 단계별 위험 관리, 사이버·정보통신기술·제3자 리스크 관리를 다뤘다.
보먼 부의장은 FSB 감독·규제협력 상설위원회 의장으로서 AI 관련 작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FSB는 7월 22일까지 의견을 받았고 8월 6일 공개 응답 목록을 게시했다. 응답 목록에는 바이낸스, JP모건체이스, 마스터카드, 비자, UBS 등이 포함됐다.
업계 반응은 유연성과 비례성 요구에 맞춰졌다. 질리언 플로레스(Jillien Flores) MFA 최고옹호책임자는 7월 23일 성명에서 “FSB의 AI 사운드 프랙티스는 최대 은행의 자원과 관행에만 맞춰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MFA는 대형 은행 중심 설계가 다른 금융사에 과도한 비용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암호화폐 직접 규제보다 금융기관의 AI 활용 감독에 가깝다. 다만 FSB 공개 응답에 바이낸스가 포함되면서 디지털자산 업계도 같은 감독 논의의 이해관계자로 이름을 올렸다. FSB는 최종 보고서를 2026년 10월 발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