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환치기 차단"…농협은행, 해외송금액 한도 신설

은행들이 연이어 외국인을 비롯한 이용자의 해외송금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다른 국가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을 이용한 차익거래를 막기 위해서다.

2021년 5월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5월 11일부터 외국인 또는 비거주자가 비대면 창구로 해외로 보낼 수 있는 송금액 월간 1만 달러(약 1114만 원) 제한을 신설했다.

농협은행은 기존에 비대면 해외송금을 건당 1만 달러, 연간 5만 달러로 제한해 왔다. 여기에 월간 1만 달러 제한을 추가했다. 대면 해외송금 제한은 기존 건당 5만 달러, 연간 5만 달러로 유지된다.

월간 송금액이 한도를 넘으면 송금액의 출처와 관련된 증빙서류를 본·영업점에 제출해야 한다. 농협은행은 공문에서 "외국인과 비거주자의 암호화폐 구입 등 의심스러운 해외송금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 송금 제한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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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해외송금 제한에 나서는 건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한 외국인들의 암호화폐 환치기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한국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이같은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 이른바 환치기로 시세 차익을 거두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는 점이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환치기는 한 국가의 계좌에 입금한 후 다른 국가에서 해당 국가의 환율에 따라 입금한 금액을 현지화폐로 인출하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을 말한다.

암호화폐 환치기는 국내보다 싼값으로 해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사기위해 해외 송금을 하고, 사들인 비트코인을 국내 거래소에서 팔아 차액을 남긴 뒤 해외로 다시 송금하는 방식이다.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월간 송금액 한도를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2021년 4월 28일부터 인터넷뱅킹, 쏠, 쏠 글로벌 등의 채널을 통한 해외송금시 월간 송금액이 1만 달러를 초과하면 본·영업점에 소득 증빙 등의 서류를 제출하고 본인 자금 여부를 확인한다.

우리은행도 비대면으로 중국에 송금할 수 있는 '은련퀵송금 다이렉트 해외송금 서비스'에 월간 1만 달러 한도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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