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아스트로(Astro)'를 운영하는 아스트로노머(Astronomer)가 시리즈 D 투자에서 9,300만 달러(약 1,339억 원)를 유치하며 인공지능 인프라 시장 내 ‘보이지 않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베인캐피털벤처스가 주도하고 세일즈포스벤처스, 인사이트 파트너스, 메리테크, 벤록, 그리고 보쉬벤처스가 참여했다. 이 자금은 아스트로노머의 연구개발 강화와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 배경에는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마주하는 이른바 'AI 구현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로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이 부상하고 있다는 산업계의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은 시스템 전반에 흩어진 방대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연결·조율해 AI 모델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에릭 살렘 베인캐피털벤처스 파트너는 현재 기업들이 각기 다른 툴과 프로세스, 팀 간의 조율 문제로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의 오케스트레이션은 15년 전의 클라우드 인프라처럼 필수지만 여전히 분산돼 있으며, 확장성 부족으로 인해 혁신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스트로노머의 플랫폼 '아스트로'는 아파치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에어플로우(Airflow)'를 기반으로 구축됐다. 2024년 한 해 동안 에어플로우는 3억 2,4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이는 이전 연도 전체 다운로드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마크 휠러 아스트로노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에어플로우는 현대식 데이터 파이프라인 조율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며, 아스트로노머는 그것을 기반으로 기업의 AI 환경에 최적화된 관리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드자동차는 이 플랫폼을 자율주행 시스템과 대규모 기계학습(ML) 운영체계인 'Mach1ML'에 적용하고 있다. 포드는 매주 1페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300여 개 이상의 병렬 워크플로우를 통해 CPU와 GPU 집약적 작업을 조율하고 있다. 이전에는 쿠베플로우(Kubeflow)를 사용했지만 기술 사고와 클라우드 종속성 문제로 에어플로우 기반 아스트로로 전환했으며, 이후 다양한 환경에서의 워크플로우 통합이 비약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스트로노머는 최근 에어플로우 3.0 정식 버전을 출시하며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버전은 특정 언어에 국한되지 않고 태스크를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구형 시스템에서의 마이그레이션과 다양한 컴퓨팅 환경에서의 확장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회사는 또한 최근 IBM 및 구글 클라우드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GCP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직접 판매도 개시했다.
회사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2년 이상 자사 플랫폼을 활용한 고객의 69%가 AI 및 ML 응용에 에어플로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에어플로우 전체 사용자군 대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러한 수치는 아스트로노머의 관리형 서비스가 AI 상용화 속도를 실질적으로 촉진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연간 반복 매출은 전년 대비 150% 성장했으며, 순수익 유지율(NRR)은 130%에 달한다.
에릭 살렘은 “우리는 이미 2019년 시드라운드 시점부터 에어플로우가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의 표준이 될 것이라 확신했고, 지금 그 판단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스트로노머는 에어플로우 위에 단순한 기술 기업이 아닌, 모든 데이터 운영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Unified DataOps’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AI의 확산과 함께 더욱 정교하고 민첩한 데이터 기반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아스트로노머는 오케스트레이션을 시작으로 기업 데이터 전략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