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발전이 소프트웨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다. 단순한 기능 제공을 넘어, 사용자의 업무 흐름 전반을 대행하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으로 진화하면서 기업의 수익 모델, 성장 방식, 고객 접근 전략까지 변화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SaaS 기업들은 전통적인 정액제 모델 대신 사용량 기반 요금제를 도입하며 가격 책정과 가치를 연결 짓는 새로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 씽스팝(Synthpop)이다. 이 기업은 자동화되는 의료 업무 단위로 과금을 설정해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이 실제로 노동 절감 효과와 직결되도록 설계했다. 이처럼 비용과 ROI의 연계를 명확히 해야 사용하는 기업도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동시에 기업들은 예산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하이브리드 요금제를 채택하는 추세다. 일정 사용량까지는 고정 요금으로 제공하면서 규모 확대에는 할인 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AI 솔루션의 판매 전략 역시 달라졌다. 단순한 기능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조직의 현재 업무 프로세스를 깊게 이해하고, 비용과 인력의 한계를 AI가 어떻게 대체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상담해야 한다. 초기 단계부터 구매 적합성을 면밀히 평가하지 않으면 시제품(PoC) 단계에서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공적인 PoC는 기술 완성도 외에도 업무 일관성, 유저 도입 속도, 조직 내 채택률 등 다양한 정성적 지표를 포함하여 설계된다.
또한 AI 도입은 단발성 구매로 끝나지 않는다. 상당수 기업들이 여전히 AI를 실험적 도구로 바라보는 만큼, 도입 이후 구체적인 초기 성과 창출과 내부 조직의 수용성 제고가 장기적 고객 유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사용법 교육, 빠른 업무 통합, 초기 성공 사례 확보 등이 설계되지 않으면 고객 저변 확대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AI의 경제적 가치는 단순히 자동화 효율을 넘어서 결국 인력 전략과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있다. 따라서 AI 중심 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하고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설득하고 코칭하며 가시적인 '성과 증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적 사고가 필수다. 혁신은 기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식으로 기술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