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AI 기술 경쟁에서 ‘결정의 이유’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춘 차세대 자율 에이전트가 기업의 전략 수립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AI 모델이 단순히 '무엇'을 인식하는 데에서 벗어나, 이제는 '왜'를 이해하는 지능적 의사결정 체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IBM의 AI 파트너십 리더 마이클 가라스와 제미노스 소프트웨어의 창립자 스튜어트 프로스트는 최근 AI Agent Builder Summit에서 이러한 전환을 '인과관계 기반 AI(Causal AI)'라는 새로운 방향성으로 설명했다. 이들은 차세대 AI 시스템이 단순한 패턴 인식이 아닌, 행동과 결과 간의 인과성을 추론함으로써 최적의 결정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정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데 능했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의사결정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프로스트는 "우리가 필요한 것은 '원인과 결과'의 흐름을 이해한 뒤, 그 맥락에서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프레임워크"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 지식 그래프를 뛰어넘는 ‘인과 지식 그래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미노스는 IBM과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AI의 맥락 이해력, 즉 *의도 중심의 판단력*을 구현 중이다. 두 회사는 IBM의 AI 플랫폼 왓슨X(watsonx)와 LL.M '그라나이트(Granite)'를 활용해,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여기에 제미노스의 인과추론 기반 플랫폼 ‘코즈웨이(Causeway)’를 접목시키고 있다. 그 결과 단순한 문맥 처리 이상의 해석을 통해 ‘빠른 두뇌와 느린 두뇌’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AI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라스는 “현장의 데이터 로그와 문서를 통해 추출한 정보가 인과 모델에 피드백되면서 오히려 더 강력한 맞춤형 의사결정 AI가 탄생하고 있다”며, 이는 반복적인 업무의 자동화는 물론 예측불가능한 변수에 대한 대응 역량까지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과 기반 접근 방식은 매 산업군별로 별도의 온톨로지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빠른 시간 내에 시장 적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처럼 인과 AI의 도입은 단순히 기술의 변화에 머물지 않는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더욱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전사적인 효율화를 이룰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면서, AI가 결정의 공동 주체로 진화하는 변곡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AI 기술이 결국 실질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이유 있는 판단'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제 기업들은 단순히 스마트한 시스템이 아니라, 맥락을 이해하고 목적을 공유할 수 있는 AI 파트너를 요구하고 있다. 인과 AI는 바로 그 해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