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차세대 AI 칩을 통해 엔비디아(NVDA)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12일(현지시간) 열린 ‘Advancing AI’ 행사에서 AMD는 MI400 GPU 시리즈와 함께 통합 AI 서버 아키텍처 ‘헬리오스(Helios)’를 공개하며 인공지능 시장 주도권 확보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오픈AI(OpenAI)가 MI400 시리즈의 초기 고객으로 합류한 점은 눈길을 끈다.
리사 수(Lisa Su) AMD 최고경영자(CEO)와 샘 알트먼(Sam Altman) 오픈AI CEO는 이날 행사에 함께 등장해 양사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알트먼은 “처음 MI400의 사양을 들었을 때 믿기 어려웠다”며 “우리는 이 칩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챗GPT를 포함한 자사 AI 서비스 인프라에 MI400 GPU를 도입할 예정이다.
AMD는 이번 신제품 발표를 통해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FT), 오라클(ORCL), xAI, 아스테라랩스(ALAB), 마벨(MRVL) 등 주요 기업과의 협업 사실도 공개했다. 이들의 참여는 AMD의 AI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시장 내 신뢰도와 기술 역량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MI400은 2026년 출시될 예정이며, 여러 GPU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헬리오스’ 플랫폼을 활용해 고성능 서버 환경을 구현한다. AMD는 이를 통해 엔비디아가 2026년 출시할 ‘베라 루빈’ AI 칩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이날 함께 발표된 MI350 시리즈는 이전 세대 대비 연산 성능이 4배 향상된 GPU로, 출시 시점을 앞당겨 AI 수요에 대응할 전망이다.
다만 이날 AMD 주가는 2% 하락하며 투자자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 반응을 보였다. 올 들어 AMD 주가는 연초 대비 소폭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차세대 칩의 실제 출시까지 다소 시간이 남은 데 따른 조정으로 풀이된다.
AMD는 AI 컴퓨팅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및 생태계 전방위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향후 수년간 AI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