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엑스에이아이(xAI)가 신규 자금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AI 시장 확대에 나섰다. 머스크의 기술 드라이브에 탄력이 붙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성공 배경에 ‘정부 보조금’이 있었다며 노골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자금은 모건스탠리가 주도했으며, 절반은 담보 기반 부채, 나머지는 전략적 지분 투자 형태로 이뤄졌다. 확보된 자금은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테네시주 멤피스에 조성 중인 초대형 슈퍼컴퓨터 ‘콜로서스’와 자체 AI 챗봇 ‘그록(Grok)’ 개발에 중점적으로 활용된다. 모건스탠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투자는 세계 최대 수준의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금 조달 소식 하루 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머스크를 정면 비난했다. 그는 “정부 지원 없이 로켓도, 위성도, 전기차도 없다”며 머스크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DOGE(도지코인)가 머스크를 조사할지도 모른다"고 언급해, 향후 규제 당국의 움직임을 시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머스크는 "정부 보조금 전면 삭감에도 찬성한다"고 맞불을 놓으며 설전을 이어갔다.
머스크의 AI 플랫폼 그록은 텔레그램과의 제휴를 통해 메시지 앱 사용자들까지 확장 중이다. 본인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와 연동되어 방대한 실사용 데이터를 훈련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경쟁사 대비 큰 이점으로 꼽힌다.
현재 xAI는 1,200억 달러(약 167조 원)의 기업가치를 가늠 받고 있으며, 차기 라운드에서는 200억 달러(약 27조 8,000억 원)를 추가 유치해 기업가치를 최대 2,000억 달러(약 278조 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3월 론칭한 이 스타트업은 1년 만에 글로벌 AI 업계 중심으로 부상했다.
머스크의 기술 투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반격이 맞물린 이번 상황은, AI 산업이 더 이상 실리콘밸리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책과 정치적 입장까지 얽힌 거대한 전장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