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의 부상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의 판도를 뒤집고 있다. 코드를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 비즈니스 목표를 정의하고 엔드 투 엔드 개발을 조율하는 ‘디지털 동료’의 역할이 본격화되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은 이제 전면적인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이른바 ‘에이전틱 AI(agentic AI)’는 속도와 품질은 물론, 투명성과 거버넌스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열린 AI 에이전트 빌더 서밋에서는 스콧 헤브너 theCUBE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와 아룬 바라다라잔 Ascendion 최고상업책임자(CCO)가 이러한 변화의 핵심을 집중 조명했다. 두 사람은 팟캐스트 ‘넥스트 프런티어 오브 AI’에서 에이전틱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 과정을 어떻게 재편하는지를 심도 깊게 논의했다. 특히 바라다라잔은 “AI가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고, 사람은 이를 실시간으로 조율하고 정제하는 방식으로 개발 프로세스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Ascendion이 개발한 플랫폼 AAVA+는 이 같은 전환을 실현하는 대표적 사례다. 이 플랫폼은 무려 4,000개 이상의 특화된 자율 AI 에이전트가 제품 기획부터 품질 모니터링까지 소프트웨어 전 과정에 투입돼, 목표 기반 오케스트레이션을 구현한다. 이들은 Jira, Jenkins, SonarQube 등 80개 이상의 데브옵스 툴과도 완벽하게 연결돼 ‘개방형 키친 모델’을 가능케 하며, 기업 고객에게 전체 개발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열어준다. 바라다라잔은 “AAVA+는 단지 AI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AI를 중심축에 두고 시스템 전반을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이 모델의 핵심은 태스크 중심이 아닌 ‘목표 중심’ 개발 전략이다. 사용자는 원하는 결과를 정의하기만 하면, 에이전트들이 그에 맞는 요구사항, 코드, 테스트, 아키텍처를 자동 생성한다. 나아가 컴플라이언스와 보안 규제 등 기업 수준의 거버넌스를 충족하면서도, 개발 속도는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바라다라잔은 “이제 사양서를 쓰는 시대는 저물었다. 포털이나 서비스의 목적만 지정하면, AI가 완성된 결과물을 가져오는 시대로 전환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의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 소개를 넘어, 소프트웨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사실상 선언한 자리였다. 전체 SDLC(소프트웨어 개발 생애주기)를 통합 조율하는 AI의 등장은 엔지니어의 역할을 단순화하기보다, 전략적인 개입과 창의력에 집중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러한 에이전틱 AI의 흐름은 향후 수십조 원 규모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핵심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