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가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미국 주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팔란티어 보유 규모는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 미국 주식 중에서는 테슬라와 엔비디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팔란티어 주식의 총 보관액은 9월 10일 기준으로 58억5천만달러(약 8조1천329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2.5배 증가한 수치로, 불과 9개월 동안 보관 순위가 8위에서 3위로 뛰어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AI 기술에 대한 관심과 함께 팔란티어의 독특한 사업 구조, 미국 국방 계약 등을 배경으로 설명된다.
팔란티어는 군, 정부, 민간 기업 등에 고도화된 AI 플랫폼을 공급하는 기술 기업이다. 특히 정보기관이나 국방부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민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군에서는 물자 배치와 작전 전략 수립, 기업에서는 공급망 최적화와 생산 효율 개선 등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전반에 팔란티어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HD현대인프라코어와 삼양식품 등의 기업이 팔란티어 솔루션을 도입 중이다.
회사의 기술력과 사업 안정성은 주요 투자 요인으로 꼽히지만, 급등한 주가에 따른 고평가 논란도 함께 제기된다. 최근 주가는 지난해 말 75.63달러에서 이달 12일 기준 164달러로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주가수익비율(PER)은 550배에 달해 일반 AI 기업들의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팔란티어의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선 향후 6~10년간의 고성장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기술 효용성과 시장에서의 독점적 포지션만큼은 인정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 팔란티어가 미 육군과 100억달러 상당의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단순 기술 기업을 넘어 미국 국방산업의 핵심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팔란티어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동시에, 국가 전략과 연계된 기업이라는 특별한 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9월 5일부터 11일 사이 팔란티어는 국내 투자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에 올랐으며, 순매수액은 6천300만달러(약 876억원)였다. 이는 시장 전반의 상승 기대감과 맞물려 투자자예탁금 및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꾸준히 증가 중이라는 점과 맞물려 해석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AI 산업의 고속 성장과 맞물려 팔란티어에 대한 개별 기업 차원의 관심이 계속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주가 수준이 고평가 논란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기술력과 실적 개선 가능성을 주의 깊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AI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와 경쟁사의 부상 여부가 향후 팔란티어의 입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