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한국의 기술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지금이 한국에게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제조, AI 등 3대 핵심 역량을 겸비한 국가로서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10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세션 기조연설에서, 현재 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가운데 한국이 가진 기술 인프라와 전문성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며, 한국은 이 부문에서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며, “여기에 제조 역량까지 더해지면 로봇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피지컬 AI(물리 기반 인공지능)의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피지컬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대화를 주고받는 AI를 넘어 로봇이나 제조 라인 등 실제 물리적인 환경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은 공장의 자동화를 넘어, 로봇이 인간과 협력하고 다른 로봇을 제어하며 생산활동을 수행하는 통합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황 CEO는 이를 ‘AI의 미래’로 정의하고, 한국의 기술 기반은 이러한 미래에 중요한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드물게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제조 기술, 인공지능 연구 기반을 동시에 갖춘 나라라는 점에서, AI 혁신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언급했다. 특히 “공장 전체가 디지털화되고 슈퍼컴퓨터가 구축되고 있다”며, 한국의 산업 현장이 고도로 기술화되는 흐름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이런 변화를 “로보틱한 공장”으로 표현하며, 새로운 산업 혁신의 모델로 제시했다.

황 CEO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AI 기술 공동개발 및 데이터센터 구축, 생태계 조성에 있어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을 “AI 주권국가이자 AI 프론티어”로 지칭하며, 글로벌 AI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한국이 반도체 중심의 제조 강국을 넘어, 고도화된 AI 기술력까지 확보한 디지털 산업 강국으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제조업 기반과 AI를 결합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