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블록체인 상에서 발생한 수수께끼 같은 대규모 거래가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며 ‘사토시 해킹설’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에 대해 리플(Ripple) 기술 총괄인 데이비드 슈와츠(David Schwartz)는 사토시로 추정되는 지갑의 해킹 가능성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7월 1일, 비트코인의 오래된 P2PKH 방식 주소들로부터 발송된 OP_RETURN 메시지였다. 여기에는 해당 주소의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이는 곧 사토시 나카모토의 지갑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초기 비트코인 지갑들이 사용했던 이 주소 형태는 보안상의 취약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핵심 암호화 기술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후 며칠 만에, 무려 8만 BTC(약 11조 1,200억 원)가 해당 지갑들로부터 세그윗(SegWit) 주소들로 이체되며 시장을 또 한 번 술렁이게 했다. 이 지갑들은 최소 14년 이상 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대규모 이동은 더욱 주목받았다. 그러나 온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Arkham)과 레저(Ledger) CTO인 찰스 길르메(Charles Guillemet)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월렛 보안 강화 작업으로 보이며 거래소로의 이동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슈와츠는 이에 대해 “오래된 지갑에서 자금을 이동한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추정된다”며, 첫째, 자신의 자금을 정당한 방식으로 세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연출일 수 있고, 둘째는 취약한 개인키 구조를 가진 지갑을 제3자가 법적으로 ‘버려진 자산’으로 간주하고 행사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비트코인의 핵심 암호 시스템이 뚫렸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번 거래들을 실질적인 매도 징후로 보지 않고 있다. 오래된 채굴자가 단순히 키를 복구했거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행보로 보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슈와츠 또한 사토시의 지갑이 해킹되었다는 추정성 주장에 선을 그으면서도, 낡은 시스템이 여전히 보안 이슈에 노출돼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한편, 재조명된 2023년 법원 문건에 따르면 슈와츠는 “사토시가 실제로 상당량의 XRP를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해 또 다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결국 사토시의 지갑이 실제로 침해된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해당 거래들은 여전히 정체불명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다만 시대에 뒤처진 지갑 구조와 보안체계가 추후 더 큰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그 자체로 경고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