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보유하고 있는 XRP의 대규모 물량과 기업 전략 변화 가능성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헌터 홀슬리(Hunter Horsley) 비트와이즈 CEO는 SNS를 통해 리플이 향후 "XRP 국고(treasury) 기업"으로 불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으며, 암묵적으로 리플의 사업 방향성이 XRP 보유 및 관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리플은 2025년 1분기 보고서에서 약 45.6억 개의 XRP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XRP 공급량의 약 42%에 해당하는 물량을 관리 중인 셈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매달 자동으로 해제되는 에스크로 계약을 통해 운용되고 있다. 해당 구조는 리플이 XRP 유통 구조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리플이 단순 결제 기업을 넘어서 XRP를 전략 자산으로 다루는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역시 기존 기업 가치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며, 리플의 실질적 가치는 XRP 보유 자산을 포함해 재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리플이 110억 달러(약 15조 2,900억 원)로 평가되는 건 오래된 수치"라며, 자사의 XRP 관련 재무가치를 "약 1,000억 달러(약 139조 원)에 가깝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여타 기술기업들도 XRP를 자산 전략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라이던트 디지털 테크는 5억 달러(약 6950억 원) 규모의 XRP 자산 조성을 준비 중이며, 웨버스 인터내셔널은 3억 달러(약 4170억 원)의 XRP 기반 전략 계획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비보파워와 웰지스틱스 헬스는 각각 1억 2,100만 달러(약 1조 6,819억 원), 5,000만 달러(약 695억 원) 규모의 XRP 자산을 확보했다.
또한 리플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RLUSD는 5억 달러(약 6,950억 원)를 초과하는 시가총액을 기록 중이며, 최근 리플은 전통적인 금융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최장수 은행인 뱅크오브뉴욕멜론(BNY Mellon)과 커스터디 계약을 체결했다. RLUSD는 현재 XRP 레저와 이더리움(ETH) 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의 기업 보유가 주목받는 가운데, XRP 관련 기업 전략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리플이 단순한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업체를 넘어 디지털 자산 운용사로 거듭나는 것인지, 시장에선 긴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