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록체인 기업 리플(Ripple)이 자사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추가 발행에 나섰다. 9월 들어 처음으로 1,000만 개의 RLUSD가 민팅됐고, 지난달 29일에도 1,500만 개가 추가로 발행된 바 있다. 이는 RLUSD 유통량 확장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RLUSD의 발행 확대로도 리플이 올해 안에 스테이블코인 상위 5위권 진입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리플은 지난 8월에만 총 6,000만 개의 RLUSD를 발행했으며, 이 중 2,000만 개는 소각 처리돼 실제 약 4,000만 개가 순증세를 기록했다. RLUSD는 현재 주요 네트워크 중 하나인 이더리움(ETH)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현재 RLUSD의 시가총액은 약 7억 1,100만 달러(약 9,888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공급량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RLUSD는 지난해 12월 첫 출시된 이후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7월 말에는 총자산 규모 5억 달러(약 6,950억 원)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을 보였으며, 한 달 새 약 2억 달러(약 2,780억 원)가 추가로 유입된 점에서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리플의 목표였던 ‘스테이블코인 상위 5위권’ 진입은 장벽이 높다. RLUSD가 따라잡아야 할 바로 앞 순위의 경쟁 코인인 팍스골드(PAXG)는 현재 시가총액이 약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에 달하며, 그 위에는 페이팔(PayPal)의 PYUSD가 12억 달러(약 1조 6,680억 원) 규모를 자랑한다. RLUSD가 이들을 추월하려면 추가적인 유통 확대와 시장 신뢰 확보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이마저도 단기간 내 달성이 쉽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리플이 RLUSD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시장 내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다만, 2025년 안에 RLUSD가 상위 5위권 코인을 모두 추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민팅 전략 이상의 근본적인 수요 유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RLUSD가 지금처럼 빠른 확장을 이어가더라도, 그 궤적이 곧 시장 우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리플의 전략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