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금 공급망 전반에 자본을 배치하는 방안을 놓고 채굴 및 투자 기업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 같은 행보가 테더의 포트폴리오 위험을 다각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더는 금 채굴에서부터 정제, 거래, 그리고 로열티 기업에 이르기까지 금 산업의 여러 분야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금 현물을 보유하는 수준을 넘어, 관련 생태계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확장하는 형태다.
실제로 테더는 이미 87억 달러(약 12조 930억 원) 상당의 실물 금을 취리히 금고에 보관하고 있으며, 이는 자사 금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 골드(XAUT)의 준비자산으로 활용된다. XAUT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4억 달러(약 1조 9,460억 원)에 이른다.
테더의 자산 구성은 이번 금 관련 투자 추진으로 한층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현재 테더의 총 준비금은 1,620억 달러(약 225조 1,78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1,300억 달러(약 180조 7,000억 원) 정도, 전체의 80%가 현금성 자산과 단기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에 배치돼 있다. 미국 국채에 대한 직접 및 간접 노출만도 1,270억 달러(약 176조 3,000억 원)에 이른다.
이번 전략적 전환은 테더의 수익성과도 맞물려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테더는 57억 달러(약 79조 2,3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공개된 회계 감사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수치다.
아울러 금 가격 상승세도 이러한 투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초 대비 금 1온스당 가격은 약 3,600달러(약 500만 4,000원)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2025년 들어서만 36.5% 급등한 수준이다. 물가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 속에서 금은 여전히 강력한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테더의 행보는 단순한 원자재 축적 차원을 넘어 금융 시스템 내에서 실물 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 지원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암호화폐 산업이 점점 더 실물 경제와 연결되는 가운데, 테더는 금 산업이라는 전통 시장을 통해 또 다른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