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디지털 채권시장 손잡았다…신한금융 '블록체인 가교' 자처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한·일 양국의 디지털 채권시장 협력을 강조하며, 신한금융이 양국 간 금융 혁신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금융 인프라 변화를 통해 금융시장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양국의 공동 대응과 맥을 같이한다.

진 회장은 9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일 금융협력 세미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디지털 채권시장이 가져올 금융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언급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중심으로 채권 발행·유통·결제 전 과정의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채권은 기술 기반의 전자증권 형태로, 발행과 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뤄질 수 있어 기존 시장보다 높은 효율성과 신뢰성이 기대된다.

이번 세미나는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이 주최하고 신한금융이 후원한 행사로, 디지털 채권시장 구축을 중심으로 양국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하는 자리였다. 참여자들은 디지털 채권 플랫폼의 기술적 기반과 운영 방식은 물론, 배출권 거래의 디지털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이는 기후금융(탄소배출권 등 환경 관련 금융상품을 다루는 시스템) 강화 추세 속에 디지털 전환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일본 금융 당국도 이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토 유타카 일본 금융청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세미나가 국경을 넘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과의 제도적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본의 디지털 금융제도 정비 경험을 한국과 공유하며 함께 혁신을 이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움직임은 디지털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는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과 일본 두 금융 강국이 협업을 통해 구조적 전환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양국의 공조가 지속될 경우, 아시아 지역의 디지털 채권시장 활성화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기후 금융과 디지털 자산 발행 등 미래 금융 영역에서 양국 간 정책 공조와 시장 연계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기술 기반의 자본 조달 플랫폼이 자리 잡히면, 기업과 정부의 자금 운용 방식까지 변화하는 금융산업의 대전환기를 앞당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