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생태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이번엔 얀쓰리(Jan3) CEO이자 비트코인(BTC) 지지자인 삼슨 모우(Samson Mow)가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일부 핵심 개발진이 사용자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유독한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는 네트워크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신뢰를 갉아먹는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모우는 최근 X(구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비트코인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문화적 문제를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경멸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는 없다"며, 일부 개발자들이 사용자들의 노드(Node)를 ‘가짜’라고 불렀거나, 그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디도스 공격(DDoS)까지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행동이 단순한 비판을 넘어선 ‘신의식’과 ‘피해자 의식’이 동시에 공존하는 독단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비트코인에 기여하려는 개발자라면 겸손과 직업윤리를 갖춰야 하며, 사용자에 대한 존중 없이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최근 커뮤니티를 양분시킨 OP_RETURN 기능 변경안이 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비금융성 데이터를 기록하려는 행위를 제한해 온 80바이트 한도를 폐지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모우는 해당 변경안에 반대 입장을 표하며, "정말 유능한 개발자라면 왜 당신의 제안이 좋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지 못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OP_RETURN 제한은 본래 비금융 데이터를 최소화함으로써 네트워크의 본질인 전자화폐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완곡한 경고’로 도입됐다. 다만 일부 코어 개발자는 이 제한이 현재는 의미가 없으며, 차라리 제거함으로써 불필요한 복잡성을 줄이고 네트워크 중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어 개발자인 그레고리 샌더스는 "이는 비금융 데이터를 장려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검열 저항적 기능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에 모우를 비롯한 반대자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노츠(Bitcoin Knots)의 루크 대시주어(Luke Dashjr)는 이를 "완전한 광기"라고 표현했으며, 모우 역시 이 변경안이 네트워크를 스팸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고 비트코인의 본래 철학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 온라인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유사한 갈등 구도로 비트코인의 내부 이슈를 바라보기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프로토콜이 아닌, 커뮤니티의 합의와 철학이 작동하는 생태계라는 점에서 개발자들의 역할과 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