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대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씨티그룹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손잡고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며, 이는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법인 ‘GENIUS 법안’ 통과 이후 전통 금융권에서도 디지털 자산 채택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 행보다.
씨티 측은 디지털 자산 역량을 강화하는 일환으로 코인베이스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니셔티브의 첫 단계는 고객이 암호화폐와 법정화폐 간 전환을 쉽게 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 결제 부문 대표 데보파마 센은 “고객들이 더 빠르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결제 방식을 원하고 있다”며 “온체인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씨티가 불과 한 달 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현재 약 3,150억 달러(약 4,095조 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4조 달러(약 5,200조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직후에 나왔다. GENIUS 법안이 2027년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JPMorgan과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비롯한 월가 주요 금융사들도 자체적인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결제 업계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된다. 웨스턴유니언은 솔라나(SOL)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국경을 넘는 결제의 속도와 비용 절감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BTC) 채굴 산업은 중소 채굴업체들이 대형 기업들과의 격차를 급격히 좁혀가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 다른 분야인 디지털 대출 시장에서는 렌딩 플랫폼 Ledn이 올해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대출 발행액이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기보다는 담보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월가와 대기업들의 경쟁은 향후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주도권을 세계 주요 은행과 기관이 주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규제 명확성 확보와 기술 투자가 맞물리며,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 사이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