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밈 코인($TRUMP)에 4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가 예고돼 가상자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GD컬처그룹은 3억 달러(한화 약 4,236억 원) 규모의 보통주 매각을 통해 트럼프 코인을 직접 매수하겠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회사의 투자 배경은 공개되자마자 여러 의문을 낳고 있다.
회사 측은 이같은 투자가 단순한 가상자산 투자 그 이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왕샤오젠 GD컬처그룹 회장은 "트럼프 코인 확보는 블록체인 중심의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업 방향 전환의 일환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냉담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GD컬처그룹은 시가총액이 2,700만 달러(약 381억 원) 수준에, 직원 수는 고작 8명뿐인 소규모 기업이다. 게다가 운영난으로 나스닥 퇴출 위기까지 겪고 있으며, 수익 대부분은 중국 쇼트폼 플랫폼 틱톡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갑작스레 트럼프 코인에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해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투자금은 어디서 조달되는지조차 불분명하다. 알려진 바로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한 투자자가 해당 보통주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 투자자의 신원은 검증되지 않아 음모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만약 거래가 성사된다면, 외국 자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가상화폐를 대규모로 매입하는 첫 사례가 된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GD컬처그룹은 자신들의 사업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언제든 자회사인 상하이 셴주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사실상 중국과 연결된 세력이 트럼프 코인을 보유하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트럼프 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직전, 화제성을 노리고 출시된 밈 코인이다. 실질 가치보다는 밈(meme) 및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 인기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중 하나다. 최근에는 상위 투자자 220명을 초대해 만찬을 열 계획을 밝히며 또 한 번 주가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블록체인 분석업체 낸센에 따르면, 해당 코인의 주요 투자자 상당수가 멕시코, 싱가포르, 호주 등 미국 외 지역 거주자들로 확인됐다. 미국 법상 외국인이 대통령 선거에 기부하거나 정치 후원에 참여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관련 논란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국제 정치와 자본 흐름이 한곳에 집중되면서, 이번 트럼프 코인 투자 건은 향후 암호화폐 시장과 국제 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