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Bybit)가 애플 기반 본인인증(KYC) 시스템 문제로 자금 인출에 제한을 겪은 단일 사용자 사례에 대해 경영진까지 투입해 사태를 해결한 사실이 알려졌다. 문제는 애플 ID로 로그인한 일부 사용자에게 KYC 인증 오류가 발생해 계정 잠금이 걸린 데에서 비롯됐다.
바이비트 중국팀은 지난 18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이슈 제보를 받고 곧바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최고운영책임자(COO) 헬렌 리우를 비롯해 고객지원, 리스크관리, 개발, 중문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서를 총동원해 사태를 수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조사를 통해 시스템상의 일반적인 오류가 아닌, 한 명의 사용자만 영향을 받는 *단일 사례*로 판단됐으며, 해당 계정의 KYC 정보에 위변조 흔적은 없었고 자산도 안전하게 보호됐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번 조치는 한 사용자의 개인 불편에 대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가 얼마나 신속하고 집약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이 문제 해결의 계기로 등장한 인물은 중문권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EnHeng이었다. 그는 한 대화방에서 한 사용자가 애플 ID 로그인 관련 문제를 언급한 것을 확인하고, 이를 직접 검증한 뒤 바이비트 측에 알렸다. 해당 사용자는 약 10만 달러(약 1억 4,600만 원)의 자금 접근 권한을 회복했다.
EnHeng은 이번 사건을 통해 개인 영향력의 실질적인 가치를 실감했다고 전하며, “소규모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적절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소액 투자자들 대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거래소 계정 접근이 제한되는 사례는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거래소는 보안상 필요 시 계정을 차단하거나 출금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며, 이는 종종 자산 보호를 위한 비상조치로 실현된다. 예를 들어 금년 1월 페멕스(Phemex) 거래소는 2,900만 달러(약 423억 4,000만 원)의 수상한 유출 정황이 포착되자 출금을 즉각 차단했고, 같은 시기 인도 거래소 머드렉스(Mudrex) 역시 규제 준수를 위한 개선 조치의 일환으로 출금을 일시 정지했다.
일부 계정 제한은 당국 요청에 따라 이뤄지기도 한다. 지난해 이스라엘 정부의 요청으로 팔레스타인 사용자 계정 일부가 동결됐으며, OKX는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 연관 계정에 대한 서비스 중단 방침을 선언하며 로그인 제한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비트코인(BTC) 커뮤니티에서 자주 인용되는 격언인 “당신의 키가 아니면 당신의 코인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는 자신의 암호화폐를 완전히 통제하고 싶다면 중개 없이 개인이 직접 지갑의 프라이빗 키를 소유해야 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