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암호화폐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주요 스테이블코인 법안의 절차적 표결을 통과시키며 입법 완료를 향한 마지막 관문에 나섰다. 해당 법안은 ‘GENIUS 법안’으로 불리며, 찬성 68표, 반대 30표로 토론 종결을 위한 동의안이 가결됐다. 이 표결은 법안의 실제 본회의 통과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단계로 평가받는다.
법안 최종 표결은 오는 6월 16일로 예정돼 있으며, 금융과 블록체인 업계를 포함한 시장 전반의 반응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수정안은 상원의 빌 해거티(Bill Hagerty)와 커스틴 질리브랜드(Kirsten Gillibrand) 의원이 공동 발의한 초당적 안으로, 자금세탁방지(AML) 기준 강화와 연방 제재 대상 국가 소재 기관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금지 조항이 포함됐다. 최소 60표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토론 종결 절차가 시작될 수 있었던 점에서, 이번 결과는 정치권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안의 진전은 코인베이스(Coinbase)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CEO와 리플(XRP)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CEO 등 주요 인사들이 요구한 ‘명확한 스테이블코인 규칙’ 도입 움직임의 결실로 받아들여진다. 암호화폐 업계는 그간 명확한 법적 틀이 부족해 불확실성에 시달려왔으며, 이번 법안은 그런 점에서 업계의 안정성과 투자 확대 가능성까지 기대하게 만든다.
한편,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달러의 세계적 위상을 ‘고정(lock in)’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달러 연동 암호화폐가 미 국채에 최대 2조 달러(약 2,780조 원)의 추가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가 미국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GENIUS 법안이 오는 16일 최종적으로 통과될 경우, 이는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있어 그동안 반복돼온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암호화폐에 호의적인 기류가 확산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은 본격적인 ‘디지털 달러’ 경쟁 시대의 서막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