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재단은 익명성 보장 툴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의 공동 개발자인 로만 스톰(Roman Storm)을 지원하기 위해 50만 달러(약 6억 9,500만 원)를 법적 방어 비용으로 기부한다고 밝혔다. 스톰은 미국 정부로부터 무허가 송금 사업 운영 및 자금세탁 공모 혐의로 기소돼 오는 7월 뉴욕에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결정은 재단이 6월 7일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내용으로, 재단은 기부금 외에도 크립토 커뮤니티 자발적 모금 최대 75만 달러(약 10억 4,300만 원)까지 추가 매칭 후원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적으로 최대 125만 달러(약 17억 3,800만 원)에 달하는 방어 자금이 마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스톰은 지난 2022년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의해 토네이도 캐시에 제재가 부과된 이후, 주요 개발자 중 한 명으로서 미국 수사 당국의 타깃이 되어 왔다. 그는 최근까지 무죄를 주장하며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범죄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더리움재단 역시 입장문에서 “프라이버시는 정상적인 권리이며,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부는 블록체인 기술의 기초인 ‘코드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라는 가치를 둘러싼 논쟁 속에서 상징적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크립토 커뮤니티는 이번 사건이 다분히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스톰의 재판 결과가 오픈소스 개발자에 대한 법적 기준을 다시 정립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