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암호화폐 열풍이 거세게 번지고 있지만, 현상의 이면에는 낙관보다는 경제적 절박함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청년층이 주도하는 이 같은 움직임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신념보다는 ‘빠른 돈’을 좇는 현실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자는 1,6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서는 수치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상승세가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 블록체인 위크에서 열린 '아시아 인사이트' 패널에 참석한 양자 머신러닝 스타트업 안자에텍(Anzaetek)의 최고제품책임자(CPO) 윤일하는 한국 내 암호화폐 열기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에는 정말 많은 암호화폐 트레이더가 있다"면서도, "이들이 움직이는 동기는 서구처럼 웹3에 대한 신념이 아닌 금전적 절박함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윤일하는 현재 청년층이 겪고 있는 고용난과 자산 불평등, 집값 급등 등이 보편적 투자 기준을 무너뜨리고 있으며, 암호화폐가 ‘빠른 돈’을 벌 수 있는 마지막 수단으로 각인된 현실을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암호화폐에 대한 의존이 높아질 경우, 투자 실패 시 청년층의 삶은 더 큰 불안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가 자산 형성의 수단이 되는 현재의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깊은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