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가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Trump Media & Technology Group)이 후원하는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상장하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규칙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ETF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콘텐츠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의 이름을 딴 이중 자산 구조로, 자산 구성은 비트코인 75%, 이더리움 25%로 설계됐다.
이 ETF는 SEC의 ‘19b-4 규칙’을 근거로 상장을 추진하며, 이는 거래소가 새로운 상품을 상장하려 할 경우 제출해야 하는 서류 절차 중 하나다. 다만 규칙 신청은 절차상 진입점일 뿐 실제 승인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NYSE 측은 해당 ETF가 거래소의 상장 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사기적이거나 조작적인 거래 방지를 위해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ETF 출시는 트럼프가 주도하는 암호화폐 진출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미디어 측은 지난 5월 비트코인 준비금 조성을 위한 약 2조 4,750억 원(약 25억 달러) 규모의 펀딩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당시 금융 플랫폼 ‘Truth.Fi’를 중심으로 디지털 결제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이번 ETF 외에도 ‘아메리카 퍼스트 비트코인 펀드’, ‘블록체인 리더스 펀드’, ‘스테이블코인 인컴 펀드’ 등 총 5개의 정치·암호화폐 융합 상품 출범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투자 분야에 정치적 브랜드를 입히며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대표 메시지를 지지층과 연계시키는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TF의 수탁 및 유동성 관리는 크립토닷컴(Crypto.com)이 맡기로 했으며, 해당 기업은 ETF 자산의 커스터디뿐 아니라 유동성 공급 및 거래 실행까지 전방위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트럼프 미디어의 최대 주주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SNS), 트루스플러스(Truth+) 스트리밍, 트루스파이낸스(Truth.Fi)를 통해 미디어·금융·정치적 메시지를 하나로 묶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ETF 출시 신청은 정치와 암호화폐가 본격적으로 결합하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되며, 서학개미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정치 성향이 반영된 암호화폐 상품이 어떤 파급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SEC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지만, 트루스소셜 ETF가 통과된다면 향후 유사한 정치 기반 암호화폐 금융상품이 빠르게 시장에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