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장기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최근 법원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XRP의 미래가 결정되는 중대 분기점이라는 추측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 빌 모건(Bill Morgan)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건은 최종 판결이 아니라 ‘지시적 판결(indicative ruling)’이라며, XRP의 법적 지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시적 판결은 리플이 받을 벌금 감액과 기관투자자 대상 XRP 판매 금지 조치 해제를 법원이 고려할 수 있는 ‘특수 사정’이 있는지 판단하는 성격이다. 이에 대해 모건은 “2023년 7월 애널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 판사가 내린 XRP의 비증권성 판단은 변경될 예정이 없다”며 “이는 양측이 모두 동의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토레스 판사는 XRP가 2차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증권이 아니라고 판결한 바 있다.
또한 리플과 SEC가 최근 새로운 합의안을 제시했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바로잡혔다. 모건에 따르면 양측은 이미 지난 2025년 4월 약 5,550만 달러(약 771억 원)에 합의했으며, SEC는 같은 해 5월 초 이를 승인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기존 1억 2,500만 달러(약 1,738억 원)의 벌금 요구안에서 대폭 축소됐다는 내용 역시 과거 맥락을 몰라 생긴 오해였다.
현재 리플과 SEC는 항소 절차를 보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SEC는 오는 8월 15일까지 사건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문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XRP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3년 넘게 이어져 온 법적 분쟁이 마침표를 찍을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판결이 XRP의 법적 성격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회사의 향후 사업 확장과 기관 대상 서비스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리플과 암호화폐 산업 전반의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