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의 법률대리인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ETF 승인을 지연하는 조치에 반기를 들었다. 디지털 자산 전문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25일(현지시간), SEC가 디지털 라지캡(Digital Large Cap) ETF의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해 공식 항의 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ETF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주요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대형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앞서 SEC 산하 거래시장부(Trading and Markets Division)로부터는 초기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 결정을 SEC의 사무국(Office of the Secretary)이 즉각 재검토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승인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다.
그레이스케일 측은 서한에서 “승인이 이뤄지자마자 별다른 설명 없이 이를 곧바로 보류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승인 지연이 투자자 보호라는 SEC의 기본 원칙에 실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SEC의 조속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번 사안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암호화폐 정책 기조와 달리, 현 행정부 하에서는 더욱 엄격한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미 SEC는 현물 비트코인 ETF에 대해 수차례 승인을 거부한 전례가 있어, 기관과 업계 간의 법적 갈등이 더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크립토 ETF 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점차 주목받고 있으며, 미국 내 대형 운용사들도 이 시장에 지속적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이번 서한 역시 단순 항의 차원을 넘어, 암호화폐 시장과 제도권 금융의 접점 확대에 대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