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급격한 가격 상승과 함께 공매도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면서, 바이낸스에서만 단일 고래 계좌가 1억 달러(약 1천 3,9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하루 동안 시장 전반에서 발생한 청산 규모는 총 7억 3,000만 달러(약 1조 154억 원)에 달한다.
비트코인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를 상단으로 하는 횡보세를 보이며 급등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수요일 저녁 돌연 반전이 시작되면서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를 돌파했고,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금요일에는 11만 9,000달러(약 1억 6,541만 원)를 넘겼다. 주말엔 한때 잠잠했지만, 일요일 저녁 다시 랠리를 시작해 월요일 오전엔 사상 최고가인 12만 3,000달러에 도달했다. 단 5일 만에 1만 5,000달러(약 2,085만 원)가 급등한 셈이다.
이번 상승의 촉매 중 하나로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30% 대외 관세 부과 조치다. 유럽연합(EU)과 멕시코를 상대로 한 이번 결정을 두고 비트코인 시장은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 탈중앙 자산인 비트코인이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수단으로 기능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레드스톤(RedStone) 공동 창업자 마르친 카즈미에르차크(Marcin Kazmierczak)는 "이번 12만 달러 돌파는 심리적인 전환점"이라며, "연초 대비 28% 상승은 물론,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되는 기관 자금 역시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BTC 급등에 따라 알트코인 시장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3,000달러(약 417만 원)를 회복했고, 바이낸스코인(BNB)은 700달러(약 973만 원)를 넘겼다.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카르다노(ADA), 하이프(HYPE), 트론(TRX), 체인링크(LINK)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XRP는 3달러(약 417만 원)에 근접하며 6% 상승했고, 슈이(SUI), 크로노스(CRO), 유니스왑(UNI) 등은 두 자릿수 급등률을 보였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이상 증가해 3조 9,000억 달러(약 5,421조 원)에 도달한 상태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강세는 단순한 단기 급등이 아닌, 글로벌 경제 및 정치 영향에 따른 구조적 수요 전환의 신호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거대 청산이 속출하는 가운데, 거래소별로 위험 관리에 대한 경각심 또한 커지고 있다. 이번 변동성 랠리는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수익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높은 리스크를 수반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