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에서 장기 보유자와 초기 채굴자들의 물량이 점차 줄어들고, 기관 투자자들이 이 자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금융사 스완(Swan)은 이를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큰 보유자 교체’ 현상이라 규정하며, 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완에 따르면 지난주 약 8만 개의 비트코인—미화 90억 달러(약 12조 5,100억 원) 상당—이 대규모 매도 물량으로 시장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BTC 가격은 큰 충격 없이 견고함을 유지했다. 특히 사토시 시대부터 보유해온 ‘고래’가 일부 물량을 매도했지만, 시장은 이를 무리 없이 흡수하며 성숙된 생태계 면모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자산 흐름을 단순한 유동성 차원이 아닌, 세대 교체 수준의 구조적 전환으로 본다. 과거 강세장에서 종종 등장했던 초기 보유자들의 ‘익절’ 움직임이 이번엔 장기적인 기관 자금의 유입으로 바뀐 점에 주목했다. 거래소 상장 금융 상품이나 법인 투자자들이 새로운 주체로 자리 잡는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완은 “기존 참여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확신을 가진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이는 다음 상승 랠리의 기반을 한층 더 단단하게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처럼 급등락을 동반한 거품이 아닌, 점진적인 자금 유입과 수요 축적이 가격 상승의 주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최소 155일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한 장기 투자자들이 전체 공급량의 53%를 여전히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추가 매도 가능성이 존재함을 시사하는 동시에, 가격 상승을 위한 지속적인 흡수 수요가 필요하다는 점도 암시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 이후 비트코인은 한때 2% 하락하며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 빠르게 회복해 11만 8,300달러(약 1억 6,469만 원)를 회복했다. 이는 현재 BTC가 특정 가격대에서 안정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섬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스완은 “만약 여전히 2021년과 같은 급등장을 기다리고 있다면, 다음 10배 랠리를 눈앞에서 놓칠 수도 있다”며, 다음 상승장은 ‘자본이 천천히 타 들어가며, 응축되고, 장기화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보유자 교체의 막바지에 서서 비트코인의 장기 성장성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지금이야말로 다시금 시장에 접근할 때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