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주요 지지선인 11만 5,800달러(약 1억 6,102만 원)를 하회하면서 암호화폐 전반의 투자 위험 회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 분석에 따르면 파생상품 청산, 거래 심리 위축, 알트코인 투매가 동시에 겹치며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장 초반 11만 2,722달러(약 1억 5,647만 원)선까지 하락한 뒤, 기존 지지선이었던 11만 5,800달러를 저항선으로 바꾸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최근 3주간 유지됐던 박스권 하단을 무너뜨린 것으로, 기술적 추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작년 고점인 12만 3,054달러(약 1억 7,096만 원) 대비 6.6% 하락하며 심리적인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번 하락의 핵심 요인은 포지션 정리와 레버리지 청산이다. 비트파이넥스가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ETH)과 고위험 알트코인에 집중됐던 트레이더들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전체적인 가격을 끌어내렸다. 7월 28일부터 8월 2일까지 시가총액 상위 10종을 제외한 알트코인 전반이 16.3% 급락하며 약 400억 달러(약 55조 6,000억 원)의 투자 가치가 사라졌다. 이는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리스크 오프 무드 전환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일부 코인은 예외적으로 가격 상승을 보였다. 에테나(ENA)는 주간 기준 14% 상승, 펏지펭귄(PENGU)은 8.4%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하락세가 재점화되며 이들마저도 각각 하루 사이 4.1%, 7.6% 하락해 지속성 없는 반등임이 드러났다. 8월 2일 하루 동안 주요 거래소 전체에서 약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대부분은 롱 포지션 투자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청산을 시장 체력 회복을 위한 ‘정화 과정’으로 표현했지만, 여전히 롤러코스터 같은 극단적인 반응과 거센 조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구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시장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2조 2,000억 달러(약 3,058조 원)를 기록하며 2021년 고점을 여유 있게 상회하고 있으며, 이는 기관 중심 자산으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과매도 구간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비트코인은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를 회복했지만, ETF 자금 유입이 미비하고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으로 비트코인은 매수세 재확인과 ETF 유입 여부에 따라 향후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