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2024년 이후 유입된 자금 규모로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우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 반 동안 비트코인에 유입된 자금은 약 6,250억 달러(약 868조 7,500억 원)에 달해, 비트코인이 존재한 최초 15년 동안 축적된 자금 4,350억 달러(약 605조 6,500억 원)를 훨씬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받아들여지며 전통 자산을 뛰어넘는 글로벌 유입세를 얻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수치는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주기영 대표가 공유한 비트코인 ‘실현 시가총액(realized cap)’ 차트를 통해 확인됐다. 실현 시가총액이란 각 코인의 마지막 거래 시점을 기준으로 그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단순 시가총액보다 유입된 실제 자금 흐름을 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현재 비트코인의 실현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390조 원)를 돌파한 상태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고점인 11만 6,802달러(약 1억 6,196만 원)에서 하락해 보도 시점 기준 약 11만 4,988달러(약 1억 6,013만 원)로 소폭 조정 중이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접어들며 매도세가 일부 시장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전반적인 추세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자금 유입 급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연준은 이번 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17일 금리 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를 포함해 10월과 12월 추가 인하 기대까지 선반영하고 있어, 유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2.9%로 집계되며, 연준의 주목을 받는 근원 CPI도 3.1%로 상승한 만큼, 금리 완화 기대는 당분간 계속 시장 심리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과거 15년간의 유입 자금 기록을 단 1년 반 만에 경신한 점은, 향후 기관 중심의 추가 매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 전통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가시화될 경우, 시장의 자금 유입 속도는 한층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