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월요일 아침 일제히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더리움(ETH)과 XRP를 중심으로 주요 알트코인들이 급락하면서 파생상품 시장 전반에서 대규모 청산이 이뤄졌고, 하루 새 약 8,787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22일 기준 약 63,000만 달러(약 8,787억 원) 상당의 파생상품 포지션이 증발했고, 이에 따라 총 22만 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강제 청산을 경험했다. 그 중에서도 ETH 관련 포지션이 약 1억 8,400만 달러(약 2,558억 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시장 불안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날 급락은 전반적으로 알트코인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ETH는 4,300달러(약 597만 원) 아래로 하락하며 1주일 저점을 기록했고, 한때 4,700달러 돌파를 시도했던 상승 흐름이 완전히 꺾였다. XRP 역시 주말 동안 유지하던 3달러 선을 잃은 데 이어, 보도 시점에는 2.9달러(약 4030원) 아래로 내려가며 4% 넘게 하락했다.
알트코인 전반에 걸친 급격한 하락세는 ETH와 XRP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에이다(ADA), 체인링크(LINK), 도지코인(DOGE), 크로노스(CRO), 하이퍼리퀴드(HYPE) 등 주요 알트코인들이 일제히 5~9%씩 하락했다. 특히 하이퍼리퀴드는 아서 헤이즈(Arthur Hayes)의 대량 매도 이후 하루 새 8% 이상 급락했고, 크로노스는 거래소 보안 침해 사건으로 9% 이상 폭락하는 등 개별 악재도 겹친 모습이다.
한편,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00억 달러(약 8조 3,400억 원)가 증발하며 4.06조 달러(약 5631조 원)로 축소됐다. 반면 비트코인(BTC)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1% 하락에 그치며 시장 점유율을 56% 이상으로 높였고, ‘디지털 금’으로서의 견고한 면모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번 급락은 주말 동안의 비교적 평온한 거래 분위기 이후 발생한 것이라 충격을 더한다.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경제 지표 발표나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운데, 거래량이 낮은 시기를 틈탄 공매도 집중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전체 시장이 ‘우하향 압력’에 놓인 가운데, 일부 시총이 낮은 프로젝트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휘청임을 보이고 있으며, 투자자 신중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극심한 국면에서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경고가 다시금 시장에 울려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