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계 디파이(DeFi)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 622억 개에 달하는 잠긴 WLFI 토큰에 새 베스팅 일정을 적용하고, 일부 물량은 최대 45억2000만 개 소각하는 거버넌스 안건을 올렸다. 공급 확대를 늦추는 대신 토큰 분배 구조를 손질해, 커지는 ‘지배구조’ 논란을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초기 투자자·창업자 물량에 단계적 해제 적용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16일 거버넌스 제안을 통해 초기 지지자들의 잠긴 WLFI 토큰 622억8000만 개에 대해 2년의 클리프(cliff) 이후 2년간 선형 베스팅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창업자, 팀, 자문, 파트너 물량은 참여를 선택할 경우 2년 클리프 뒤 3년간 선형으로 풀리는 방식이다.
또한 창업자·팀·자문·파트너 배분분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45억2000만 개 WLFI를 소각할 수 있도록 했다. 새 조건에 동의하지 않는 보유 물량은 계속 잠긴 상태로 남는다. 사실상 단기 유통량 급증을 막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잠금 해제 계획을 제도화한 셈이다.
보유자 반발·거버넌스 논란이 압박으로
이번 안건은 최근 WLFI 초기 구매자들의 반발이 커진 뒤 나왔다. 일부 보유자는 지나치게 긴 락업(lockup)과 제한된 유동성에 불만을 제기했고, 지난 10일 프로젝트 측은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거론된 뒤 해당 제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거버넌스 구조를 둘러싼 의심도 계속됐다. 13일 트론(TRX) 창업자 저스틴 선은 자신이 3000만달러를 투자한 WLFI와 관련해, 과거 투표가 소수 지갑에 의해 좌우됐고 실질적 참여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WLFI는 이에 대해 선에게 소송을 경고했다. 같은 날 선은 스마트컨트랙트와 연결된 핵심 지갑의 통제 주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경우에 따라 토큰 동결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반응도 차갑다. WLFI는 지난 11일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는데, 불과 며칠 전 프로젝트 연동 지갑들이 수십억 개 토큰을 담보로 약 7500만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을 빌린 뒤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연결된 프로젝트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은 결국 ‘공급 관리’보다 ‘신뢰 회복’이 더 큰 과제로 떠올랐다는 점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