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권사 제로다(Zerodha) 공동창업자 니킬 카마트(Nikhil Kamath)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장기적으로 인도의 금융 주권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신 그는 금을 담보로 한 스테이블코인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13일 X에 따르면 카마트는 세계가 여전히 달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그 아래에서는 비달러 결제망과 금 매입이 조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의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
카마트의 핵심 우려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인도에 미국 통화 인프라 의존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각국이 SWIFT 밖 결제망을 만들고, 비달러 통화쌍 거래를 늘리는 상황에서 달러 연동 자산을 키우는 것은 흐름에 역행한다고 봤다. 특히 인도가 자국 결제망 ‘UPI’를 구축해 독립적인 금융 인프라를 만든 점을 거론하며, 이 같은 성과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 정부와 규제당국이 외부 압박에도 이 문제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점을 ‘올바른 판단’으로 평가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이는 순간, 장기적으로는 금융 주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안으로 나온 ‘금 스테이블코인’
카마트는 스테이블코인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도 가계가 보유한 막대한 금을 활용할 수 있다면,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유휴 자산을 생산적으로 바꾸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인도는 세계 최대급 민간 금 보유국 가운데 하나지만, 상당량이 가정에 묶여 있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보유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면서도 달러 의존을 피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자신도 구체적인 작동 방식까지 충분히 아는 것은 아니라며, 확정적 제안보다는 논의를 열어두기 위한 질문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인도 금융 주권과 디지털 자산의 충돌
이번 발언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각국 통화 질서와 연결된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거래에서 유동성과 신뢰를 앞세워 영향력을 넓혀왔지만, 신흥국 입장에서는 자국 통화 체계와 결제 주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반면 금 기반 구조는 인도처럼 금 보유가 많은 나라에 맞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원달러환율이 1달러당 1,491.30원 수준까지 오른 가운데, 각국이 자국 결제망과 준비자산 전략을 다시 점검하는 흐름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카마트의 발언은 결국 스테이블코인 논쟁이 ‘기술’이 아니라 ‘주권’의 문제로 번지고 있음을 다시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