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트코인(BTC) 보유 기업 메타플래닛이 증권사 시이보증권을 21억엔(1310만달러)에 인수했다.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 시장에 직접 진입하겠다는 ‘Project Nova’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메타플래닛은 13일 시이보증권 지분 100%를 넘겨받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7월 완료될 예정이며, 이후 시이보증권은 ‘메타플래닛 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시이보증권은 일본의 금융상품거래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회사로, 기업어음과 회사채 플랫폼, 고객 기반을 갖추고 있다.
사이먼 게로비치 메타플래닛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가 일본에서 비트코인 중심 금융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차대조표에 보유한 4만177BTC를 기반으로 일본 투자자에게 비트코인 관련 수익형 상품을 직접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메타플래닛은 시이보증권의 인허가와 유통망을 활용해 BTC 연계 채권처럼 수익형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비트코인을 단순 보유 자산이 아니라 금융상품 설계의 기초 자산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현재 메타플래닛의 비트코인 보유액은 순자산가치 기준 4576억엔, 약 28억달러에 이른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에 따르면 이는 일본 상장사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전 세계에서도 세 번째로 큰 수준이다.
이번 행보는 일본 금융권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일본 중의원은 전날 가상자산을 금융상품 프레임워크 안으로 편입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이 제도화되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나 세제 완화 논의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일본 자본시장 인프라 업체들도 디지털 자산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일본증권청산기구는 도쿄증권거래소 모회사인 일본거래소그룹 산하 기관으로, 지난 4월 미즈호와 노무라, 디지털애셋과 함께 디지털 담보 활용 개념검증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SBI신세이은행도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엑스알피(XRP)로 교환 가능한 쿠폰형 보상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BI 계열은 암호화폐 거래, 스테이블코인 대출, 가상자산 연계 투자신탁과 ETF 추진까지 넓히며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
메타플래닛의 이번 인수는 일본에서 가상자산이 ‘투자 대상’에서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 변화와 맞물려 비트코인 중심의 수익형 상품 경쟁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