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이 주 평균 40시간을 넘는 야간·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들어갔다. 근무시간 밖에서 이뤄지는 업무 지시와 단체협약 범위를 벗어난 장애 대응 요구에도 응하지 않기로 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2일 카카오뱅크에서 준법투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참여 조합원은 월 단위로 근로시간을 정산할 때 주 평균 40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일한다.
조합원들은 야간근무와 연장근무, 휴일근무에 참여하지 않는다. 근로시간이 끝난 뒤 전화나 메신저로 전달되는 업무 지시도 거부한다.
단체협약 범위를 벗어난 긴급 장애 대응이나 즉각적인 조치 요구 역시 거부 대상이다. 노조는 근무시간 외 장애 대응 요구도 준법투쟁 범위에 포함했다.
다만 정해진 근무시간 안에서는 담당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다. 업무에 필요한 안전·보안·검토 절차도 그대로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준법투쟁은 법과 단체협약에 정해진 근로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초과근무나 관행적인 업무 요청을 거부하는 집단행동 방식이다. 업무 자체를 전면 중단하기보다 인력·근무체계 문제를 드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노조는 금융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이 일부 구성원의 장시간 노동이나 퇴근 이후 상시 대기, 개인적인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연속성과 장애 대응 체계를 확보할 책임도 회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영업점보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다. 비대면 서비스는 통상 운영시간 밖에도 이어지는 만큼 장애 감지와 복구, 담당자 호출 체계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중요하다.
이번 준법투쟁은 성과 보상체계 개편과 임금 조정 문제에서 시작된 노사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노사는 관련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지난달 31일 출범 이후 첫 파업에 들어갔다. 조합원들이 연차를 사용해 업무에서 빠지는 방식으로 진행된 파업에는 700명 이상이 참여했다.
노조가 첫 파업을 예고했을 당시에는 고객 서비스 차질 가능성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이번에는 야간·연장·휴일근무뿐 아니라 근무시간 외 장애 대응까지 거부 범위가 구체화됐다.
백웅 카카오지회 스태프는 “준법투쟁으로 운영상의 문제가 드러난다면 노동자의 책임이 아니라 회사의 업무체계가 그동안 구성원의 초과노동과 희생에 얼마나 의존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준법투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운영 문제의 책임이 회사의 인력·업무체계에 있다는 주장이다.
백 스태프는 이어 “카카오뱅크는 금융회사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장애 대응 체계를 회사의 책임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인력과 근무체계의 재설계를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지회는 회사가 준법투쟁의 취지를 왜곡하거나 참여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줄 경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