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실제로 누가 부담하게 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연준의 최신 조사 결과는 해답을 제시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애틀랜타 연은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입에 부과된 관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뉴욕과 북부 뉴저지 지역의 서비스 기업 중 45%, 제조업체 중 3분의 1이 전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이후 수차례에 걸쳐 수입품에 대해 전방위적 관세를 부과해 왔다. 피부로 와닿는 예로 대부분의 수입제품에 10%, 외제차에는 25%의 관세가 매겨지고 있으며,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평균 관세율은 15.6%에 달한다. 이는 더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가되고 있다.
업체들은 이러한 현실을 고객에게 고지하며, 상품 가격 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산 화장품을 판매하는 '타이폴로지'는 고객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관세 부담을 일부 스스로 감내하되, 가격을 0.5~4.5%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용 오디오 기기를 제작하는 '토니스'는 일부 피규어 가격을 14.99달러에서 19.99달러로 상향했다.
러기지 브랜드 BÉIS는 더욱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관세 정책은 혼돈 그 자체이며, 우리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하며 가격 인상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관세 부담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아마존이 온라인 상품 가격에 관세 정보를 표시하려 하자 백악관은 정치적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월마트가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를 것이라 발언한 데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이 관세 비용을 감내하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관세에 대한 부담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이 정리한 베이지북 보고서에는 미국 전역에서 기업들이 수입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수익성과 소비자의 지출 여력 모두에 영향을 주며,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발 관세 정책은 기업의 비용 구조와 소비자 물가에 실질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무역 갈등의 문제가 아닌, 가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