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투자증권이 27일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면서, 인공지능 메모리 호황으로 급등했던 실적 기대가 하반기에는 한층 차분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조정이 주목되는 이유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다소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인공지능 서버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 경쟁력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200만원 안팎까지 높이며 낙관적인 평가를 이어왔다. 하지만 BNK투자증권은 실적이 분명 크게 늘었음에도,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분히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민희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평균 전망치인 컨센서스를 매출은 1%, 영업이익은 3% 웃도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7조6천1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5% 늘었고, 매출은 52조5천763억원으로 198.1%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깜짝 실적’ 수준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낸드플래시의 비트그로스(비트 기준 출하량 증가율)가 전 분기보다 11% 줄면서 매출이 예상보다 적었고, 수익성도 기대에 못 미쳤다고 BNK투자증권은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BNK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60조2천500억원으로 예상했다. 디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제품 평균 판매가격)가 전 분기보다 각각 30%, 40% 오를 것으로 봤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같은 물량을 팔아도 매출과 이익이 빠르게 개선되는 구조여서, 당분간 실적 자체는 강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하반기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추론 인공지능 수요 사이클이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성장의 속도는 둔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버 주문이 워낙 많았던 만큼 수급 자체는 여전히 빠듯하겠지만, 주가를 더 끌어올릴 새로운 동력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앞으로는 고성장주보다는 저 주가수익비율(PER) 종목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목표주가는 130만원으로 유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메모리 업황이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오른 기대를 얼마나 더 넘어설 수 있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