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6년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대표주의 추가 상승 여력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판단이 더 복잡해졌다.
26일 한국거래소와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가 있었던 4월 7일부터 24일까지 주가가 19만3천100원에서 21만9천500원으로 13.67% 올랐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천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다시 높였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1.76% 상승했고, 다음 날에는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합의로 중동 지역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7.12% 급등했다. 다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18.81%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주가 오름폭은 시장 전체보다는 다소 제한적이었다. 지정학적 불안 완화 국면에서 건설·원전 같은 정책 민감 업종으로 자금이 함께 분산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실적 수준만 놓고 보면 매우 강했지만, 주가 흐름은 다르게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 37조6천1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5% 늘었고, 매출은 52조5천763억원으로 198.1% 증가했다. 그런데도 4월 23일 실적 발표 뒤 24일까지 이틀 동안 주가는 122만3천원에서 122만2천원으로 0.08% 내렸다. 이는 실적 자체가 나빴기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 발표 이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먼저 반영되면서 주가가 4월 7일부터 22일까지 38.04%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셀 온이라고 부른다. 호재가 확인된 뒤 오히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현상이다. 여기에 이번 실적이 역대 최대이기는 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깜짝 실적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일부 반영됐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비중을 더 늘릴 시점인지, 아니면 단기 고점을 의식해 일부 차익을 실현할 시점인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관망하겠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인공지능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강한 만큼 주가가 쉬어갈 때 오히려 추가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 1, 2위 종목인 만큼, 반도체 업황 기대와 외국인 자금 흐름, 코스피 방향성을 함께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증권가는 대체로 여전히 매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2곳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25만∼33만원,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사 19곳의 목표주가는 130만∼205만원으로 제시됐다. 대신증권 류형근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2분기 모바일향 메모리 반도체에서 추가 실적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고, 고대역폭 메모리(HBM·인공지능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같은 고부가 제품 경쟁력 강화와 비메모리 부문 적자 축소가 이익 증가 폭을 더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디램과 낸드 수요가 전방위로 늘고 있지만 공급 확대는 단기간에 쉽지 않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 국면이 과거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실적 확인 자체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재 주가가 앞으로의 반도체 호황까지 얼마나 선반영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와 차익 실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진다면 두 종목을 둘러싼 중장기 기대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2분기 실적 전망, 메모리 가격 추이, 글로벌 지정학 변수에 따라 한층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