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24일 종가 기준 1,200선을 넘어서며 2000년 8월 이후 약 2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한 뒤 대형주 중심 시장에서 코스닥 중소형 성장주로 매수세가 옮겨가면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와 바이오 업종이 지수를 크게 끌어올린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전장보다 29.53포인트(2.51%) 오른 1,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종가가 1,2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른바 닷컴 버블 시기였던 2000년 8월 4일 1,238.80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우려가 커지기 직전인 2월 27일 1,192.78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4일에는 978.44까지 밀리며 1,000선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이후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스피에 비해서는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고, 전날까지도 1,170선에 머물렀다.
이날 분위기를 바꾼 것은 코스닥 시장의 주력 업종인 반도체 소부장과 바이오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 대형주가 잠시 쉬어가는 흐름을 보이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코스닥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개별 종목을 보면 에스에프에이반도체가 22.18%, 제주반도체가 18.16% 올랐고, 주성엔지니어링과 이오테크닉스도 나란히 강세를 나타냈다. 바이오주 가운데서는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상승 폭을 키웠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약 8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조원 넘게 순매도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에스에프에이반도체, 제주반도체, 휴림로봇, 고영, 오가닉티코스메틱 등이 포함됐다. 같은 날 코스피는 중동 긴장 재고조 속에 전장보다 0.18포인트(0.00%) 내린 6,475.63으로 약보합 마감해, 상대적으로 코스닥의 강세가 더 뚜렷하게 부각됐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피가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뒤 차익 실현과 업종 순환매가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는 매도, 코스닥에서는 매수 전략을 취하면서 코스닥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반도체 대형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퍼졌다고 진단했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진행되면 실적 기대가 높은 개별 종목 중심으로 자금이 더 세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코스피 대형주와 코스닥 성장주 사이를 오가는 순환매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