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4월 23일 장중 처음으로 6,500선을 넘기며 사상 최고 흐름을 이어갔다.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부담이 남아 있었지만, 국내 증시는 반도체 실적 개선과 한국 경제 성장률 호조를 더 강하게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57.88포인트(0.90%) 오른 6,475.81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6,557.76까지 올라 처음으로 6,5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올해 1월 27일 처음 종가 5,000선을 넘어선 뒤 2월 25일 6,000선까지 돌파했고, 이란 전쟁 여파로 한때 5,000선이 위협받기도 했지만 4월 들어 빠르게 회복했다. 이달 21일 이전 최고치를 넘어선 뒤에는 3거래일 연속 새 기록을 쓰고 있다.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7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5% 늘었다고 잠정 공시했고, 이는 시장 평균 전망치인 38조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도 23일 장 시작 전 발표한 실적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6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와 가격, 기업 이익을 함께 끌어올리는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실제 숫자로 확인되면서 두 종목은 이날 장중 각각 22만9천500원, 126만7천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다시 썼다.
해외 증시 분위기와 국내 경기 지표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72% 오르며 16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인공지능 관련주와 대형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1.7%로 집계되면서, 지난 2월 전망치 0.9%를 크게 웃돈 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반도체 등 수출이 견조했고 투자와 소비 같은 내수도 회복 흐름을 보였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7,000에서 8,000으로 높였고, 제이피모건도 기존 7,500에서 최고 8,500까지 제시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시장이 일방적으로 오르기만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순탄치 않고,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긴장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2.96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장중 94달러대를 웃도는 등 국제유가가 다시 뛰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중동 공습설이 텔레그램 등에서 퍼지자 유가가 순간적으로 배럴당 97.22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실제로 코스피도 장중 한때 6,309.10까지 밀리며 하락 전환했고, 오전 내내 순매수하던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증시가 이달 들어서만 30% 가까이 급등한 만큼 단기 차익실현 욕구도 함께 커진 상태다.
결국 현재 증시는 지정학적 위험보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실적 성장, 경기 회복 신호를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유가 급등과 중동 변수, 단기 급등에 따른 매물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세가 이어지고 국제유가가 통제 가능한 수준에 머무를 경우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외부 충격이 다시 커지면 장중 변동성 역시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