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 제재안을 금융감독원에 돌려보내면서, 대규모 과징금 결론이 당초 예상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는 13일 제9차 정례회의를 열고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 이른바 ELS(특정 지수나 자산 가격에 연동돼 수익이 정해지는 파생결합상품)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은행·증권사 검사 결과 조치안을 다시 보완하라고 금감원에 요청했다. 금융위는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법리 판단을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재 수위를 최종 확정하는 단계에서 법적 다툼 가능성을 줄이고 처분의 근거를 더 분명히 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과징금 규모다. 금감원이 처음 계산한 과징금은 약 4조원이었고, 이후 논의 과정에서 약 2조원으로 낮아져 2025년 11월 은행권에 사전 통보됐다. 이어 2026년 2월에는 1조4천억원 수준의 제재안이 의결돼 금융위로 넘어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미 은행들이 자율배상을 진행해왔고, 과징금이 지나치게 크면 금융회사의 자본 여력이 줄어 생산적 금융이나 포용금융 같은 정책 집행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추가 감경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시장 안팎에서는 1조4천억원에서 30% 이상 더 깎여 수천억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실제로는 감경 폭에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애초 금감원이 과징금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았고, 그 부담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금융위로 넘어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이번 보완 요구가 단순한 절차 문제가 아니라, 제재의 논리와 수준을 다시 점검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이 있다.
금감원은 제재안을 다시 검토한 뒤 금융감독원장 보고를 거쳐 금융위에 재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를 별도로 거치지 않고 안건검토 소위원회로 바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쟁점이 복잡한 만큼 최종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금융위가 금감원 제재안을 공개적으로 되돌려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감리 조치안 보완 요구 사례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홍콩 ELS 사태의 책임 범위와 과징금 산정 기준을 더 엄격하게 따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