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은 한국은행이 2026년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묶어두되, 앞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강하게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19일 전망했다. 금리를 당장 바꾸지 않더라도 물가와 대외 변수에 따라 긴축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뜻의 이른바 매파적 동결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5월 28일 금통위에서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을 좀 더 지켜보는 쪽을 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우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당분간은 상황을 관망하되 통화 긴축 필요성은 분명히 드러낼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금통위원 1∼2명이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낼 수 있고, 점도표(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분포표) 중간값도 연 2.5%에서 연 3.5%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다. 씨티은행은 5월 금통위 이전에 해협이 예상 밖으로 개방될 경우 한국은행이 곧바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해협이 열리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들고, 그만큼 경기 둔화 위험도 일부 완화될 수 있어서 한국은행이 성장 하방 위험보다 물가와 금융 여건을 더 무겁게 볼 수 있다는 논리다.
씨티은행은 금리 경로도 비교적 선명하게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7월 인상을 시작으로 10월, 2027년 1월, 4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모두 네 차례 금리를 올려 최종적으로 연 3.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시장이 단순히 한 차례 여부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 물가와 성장 흐름이 받쳐준다면 기준금리가 한동안 상승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도 함께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씨티은행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5∼2.7%로 높일 수 있다고 봤다.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재정 부양 효과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세수가 늘면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재정 지출을 확대할 여력이 생기고, 이는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업종과 계층별 회복 격차인 K자형 양극화 완화에도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 역시 국제유가 흐름을 반영해 기존 2.2%에서 2.6∼2.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은행이 경기 방어보다 물가 안정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옮길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