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의 1개월 이동 상관계수는 0.96까지 올랐다. 201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lockBeats는 15일 BMO 캐피털마켓(BMO Capital Markets) 자료를 인용해 WTI 원유와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의 동조화가 이례적으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번 주 초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 선을 웃돌았다.
상관계수는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의 움직임이 더 강하게 일치한다는 의미다.
통상 원자재와 국채는 경기와 물가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여 포트폴리오 위험을 나누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유가와 국채 수익률이 함께 상승하면 물가 부담과 자금 조달 비용이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
에드 야데니(Ed Yardeni)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 미 국채 수익률이 더 오르고 연방기금금리가 긴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2~3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빌리 렁(Billy Leung) 글로벌 X ETF(Global X ETFs) 투자전략가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와 할인율을 통해 금융시장에 전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원자재와 국채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위험을 분산하던 효과가 약해질 수 있음을 뜻한다.
국채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수익률 상승은 신규 자금 조달 때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시장 환경을 반영하며, 기존 채권 가격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장기금리 상승은 채권의 방어 기능도 흔들 수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때 채권과 위험자산의 상관관계가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부담이다.
고유가와 높은 자금 조달 비용은 실물경제에도 부담을 준다. 앤디 리포(Andy Lipow)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Lipow Oil Associates) 대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자 지출과 운송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리포 대표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대출,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자본 투입 규모가 큰 사업일수록 금리 상승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0.96이라는 높은 상관계수가 장기 흐름을 뜻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충돌이 만든 단기적 극단 현상이 상관계수를 끌어올렸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거나 경기 둔화가 다시 시장의 중심 변수로 떠오르면 유가와 국채 수익률의 동조화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 예정이다. 유가 흐름과 물가 기대, 연준의 금리 결정이 국채 수익률의 다음 방향을 가를 변수다.

